리뷰/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자카르타 2017. 5. 17. 12:39


큰일이다. 사람들이 재밌다는 영화를 봐도 재미가 없다. 에이리언 가문의 6대 종손의 탄생을 맞이하면서도 도무지 감흥이 없다. 사실 요런 증상은 꽤 오래된 것 같다. 아마 스타워즈 때문이 아니었을까? 암튼 각설하고 소문난 잔치치곤 별 것 없다는 생각이다. 뷔페 가짓수는 좀 늘었다. HR 기거 디자인의 독창성이 빛을 바랜지 오래. 이미 방출하기 시작한 에이리언 변종들이 조금 더 늘어난 거야 그러려니 싶고.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하던, 에이리언에 다른 복심을 가지고 있어서 구성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캐릭터가 이전보다는 한층 깊이 있게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주 메뉴가 변변찮은 식당이 여름을 맞아 냉면글자를 붙여 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한때 열광했던 이 시리즈에 이렇게 식상한 건 아마도 내가 기대하는 에이리언의 유형이 딱 정해져 있기 때문인 듯싶다. 에이리언이 회를 거듭하면서 장르를 바꿔간다는 건 너무나 유명한 얘기인데, 이번 역시 그렇다. 이번작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액션 스릴러 정도가 아닐까? 불멸의 존재가 주는 공포를 만나고 싶었던 내게는 안드로이드에 의해 사육당하고, 실험당하는 에이리언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던 게다.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창조주 엔지니어조차 에이리언에게 당하는데, 이번 버전은 그런 엔딩도 없다. 에이리언 너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애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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