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은퇴한 후의 네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스미스 요원의 무한 증식을 막아내고 컴퓨터와 인간의 휴전을 이끌어낸 네오는 갈림길에 놓인다. 시각장애인으로 평생을 살 것인지 아니면 매트릭스 안에서 불로장생의 삶을 살 것인지. 뭐 갈림길이라고는 했지만 네오가 매트릭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트리니티도 없는 세상 아닌가.
매트릭스의 옵션은 네오가 직접 선택했다. 애인 없음(트리니티한테 미안하니까). 개 한 마리. 그리고 직업 없음. 은퇴한 것으로 설정. 총은 무한대로 맞아도 죽지 않고. 피는 나는 걸로. 다만 하루 자고 나면 상처가 아문다. 그리고 이름은 네오가 아니라 존 윅으로.
새롭게 세팅되었다고는 하지만 이전의 매트릭스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오라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의 균형을 맞추는 존재가 컨티넨탈 호텔 안에 상주하고 있고, 스미스 요원 역시 건재하다. 다만 한 놈의 얼굴을 하지않았을 뿐, 여기 저기서 바퀴벌레처럼 기어나오는 건 여전하다.
어느 정도 기한이 지나면 리로드 된다. 신호는 차 도둑이다. 차를 도둑맞으면 다시 리로드다. 역시 스미스 요원들과의 대결은 끝이 없다. 이번에도 여전히 모피어스를 찾아가야 한다. 모피어스는 스미스 요원과 달리 이번에도 똑같은 얼굴이다. 다만 이번엔 노숙인 왕초로 나온다.
모피어스에게 받는 것은 별로 없다. 사실 매트릭스 1,2,3 때에도 모피어스가 해 준건 별로 없잖나? 그냥 열심히 하라고, 넌 할 수 있다고, 넌 특별해 뭐 그런 말풍선이나 띄웠으니까. 이번에도 역시 모피어스는 해주는 것 하나도 없다. 꼴랑 총 한 자루 총알 일곱 알. 네오는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는지 일사천리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모든 미션을 클리어한 네오를, 오라클은 또 다른 상황으로 등을 떠미는 것까지 이전의 매트릭스를 답습한다. 네오의 영겁회귀, 매트릭스의 저주다. 관객에게도 키아누 리브즈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