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15장.
집요하다. 레위기와 민수기까지, 제사 집착은 계속된다. 바로 앞 장에서 '너희들 40년 동안 가나안에 들어갈 생각도 하지 말아' 경고를 하더니, 바로 다음 장에서는 '가나안에 들어가걸랑 이렇게 제사해라'라며 제사 방식을 가르쳐 준다. 거기에 더해 안식일 규정을 어긴 자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실례를 보여주기까지.
40년 광야 생활을 시작했고, 더구나 가나안을 향해 출동한 백성들이 떼거지로 몰살을 당한 상황에서 이런 제사 규정 선언은 백성들에게 어떤 의미로 읽혔을까?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를 전제 하면서 비전을 다시 설정하는 의미도 있겠다. 그리고 광야 생활이 일종의 훈련임을 상기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
훈련이란 의미에서 그리고 제사가 신과 인간 사이의 프로토콜(규약, 예식)이라는 측면에서 이스라엘과 야훼라는 신 사이에 참 큰 간극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을 해 본다. 예수가 안식이 규정을 새롭게 정의한 것은 수 백년에 걸친 훈련의 종언을 선언한 게 아니었을까? 이제 너희에게는 야훼에 대한 관념이 바로 섰으니 프로토콜은 더 간소화하자, 뭐 이런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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