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기독시민의 사회적 책임

자카르타 2018. 2. 27. 00:02




작년 말 어쩌다 기독교계 행사에 불려나가게 되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공동선'을 주제로 삼은 행사라 어울리는 얘기를 몇 자라도 늘어놓을 셈으로 붙잡은 책인데, 정작 그 행사 무렵에는 앞에 몇 장 읽지도 못했지만 나중에 읽으면서 꽤 신선한 자극을 준 책이다.

1940년대 후반 종전과 함께 여러 사회 문제들이 불거지던 영국을 대상으로 한 글이지만, 놀랍게도 2020년을 바라보는 한국과 한국기독교계는 좌빨스러운 얘기로 받아들일 내용들이다.

저자는 실업을 '도덕적 고립'이라고 단정하는등, 소유와 분배, 노동과 교육, 인권 등에서 어떻게 윤리의 문제가 기독교의 세계관과 이어질 수 있는지를 주장한다. 결국 참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사회참여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

그의 세세한 처방이 얼만큼의 파격인지, 현 시대에도 적용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시대착오인지 구분할 능력은 내게 없지만,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구조에 저항하는 그의 정신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여가의 필요성을 강조한 부분은 시대를 넘는 통찰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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