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목표량 미달이다. 한주에 한 권 책읽기가 이리 어렵다니. 그래서 상반기 미달분량은 소설로 메우기로 하고 시작한 책이다. 히가시노 게이코의 <탐정 클럽>.
아주 뻔한 구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면을 뒤집는다. 살인으로 일상과 가족의 취약성이 드러났듯이 트릭을 까발리면서 독자들의 상식과 편견에 균열을 일으킨다. 사회파 작품처럼 묵직하게 한 주제를 탐구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어디선가 일어남직한 이야기에다 미완의 결말이 주는 잔향이 길다.
내연남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망인, 딸이 자매를 죽였음을 알게 된 아버지, 어머니의 비밀이 딸에게 알려질까봐 두려운 아버지 등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 남은 자들은 오히려 더 깊은 늪에 빠진다.
책을 들고 다니기 귀찮아 요즘 밀리의 서재로 책을 보는 중인데 마땅히 볼 책이 없다. 그 중 히가시노 게이코 소설이 있어 7월 한달은 주로 이 책들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