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시즌 1
- 정보
- FOX | 시 분 | 2001-11-06 ~ 2002-05-21
- 출연
- 키퍼 서덜랜드, 데니스 헤이스버트, 사라 클락, 엘리샤 커스버트, 레슬리 호프
- 소개
- 미국 FOX 사의 히트작 24는 하루, 즉 24시간 동안 일어난 사건을 한 시간 단위로 나누어 24개의 에피소드에 담아낸 독특...





맥기 영감님은 캐릭터 중심의 시나리오와 플롯 중심의 시나리오라는 구분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얘기했지만, 실제 작업 환경에서나 기사들에서는 종종 이런 식의 구분을 보게된다. 최근에 나왔던 <쓰리데이즈> 에 대한 평도 '한국식 장르물의 개척'이라는 수사가 붙는다. 따지고 보면 '장르물'이란 단어는 공허하다. 세상에 TV라는 가장 대중 취향의 매체를 타고 나오는 드라마 중에서 '장르'의 형식과 내용을 따르지 않는게 어디있을까? 막장도 실은 '멜로'라는 장르를 따르고 있거나 '막장'이라는 장르를 만들고 있는 중인데 말이다. 여기서 '장르물'이라는 것은 로맨스가 배제된 채, 사건 위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일컬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24>는 흔히들 얘기하는 '사건 중심의 이야기'의 가장 정점에 있는 드라마일 것이다. 그동안 안 보고 있다가 이제야 새삼스레 보게 된 것은 그 명성을 확인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정말 맥기 영감도 손을 들 정도로 철저하게 사건 중심으로 흘러갈까? 답은, '절대 아니다'였다. 아니 어쩌면 <24> 역시 단막극이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캐릭터의 일관성과 주제에 대해서 천착을 했는지 모른다. 통념과는 달리 <24>의 캐릭터는 너무나 분명하고, <24>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강박으로 느껴질 만큼 주야장창 반복되고 있다.
공의 영역과 사의 영역 사이의 모순. 이 사이에서 양자의 가치를 동시에 지키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맥기 식으로 주제를 '원인'과 '가치'로 정리하자면, '공과 사, 양자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정도가 될까? 이 주제는 주인공 잭 바우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첫 흑인 대통령을 바라고 있는 파웰 역시 자신이 이상으로 삼고 있는 솔직하고 정의로운 대통령과 가족의 안위를 동시에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 사이에서 파웰은 상처를 받고 결국 아내와 파경을 맞게 된다. 그에 비하면 배신자 때문에 군더더기 희생을 치르는 잭 바우어의 아내는 오히려 주제의 표층만 훑은 듯한 느낌이다.
하여튼 24회 내내, 잭 바우어와 파웰은 가족의 안위와 공인으로서의 임무 사이에서 좌충우돌, 상처와 오해와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그 양쪽의 팍팍한 상황을 맨몸으로 맞서는 주인공들의 캐릭터 때문이다. 상처는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다. 물론 잭 바우어의 딸이 납치를 당하게 되는 4부정도까지는 이 주제가 분명히 부각되지는 않는다. 여기까지는 그저 느와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탐정의 복잡한 가정사 정도로만 보인다. 아마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작품이 플롯을 위해 과감한 생략을 하지 못하도록, 24시간을 충실하게 보여줘야하는 '형식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어떤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맥락에 상관없이 시간 늘이기 용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형식에서 즉, 굳이 24시간 실시간을 고집하지 않을 다른 이야기에서도 이런 식의 플롯을 답습하는 것은 문제가 될지 모른다. 오히려 더욱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실시간을 표방한 드라마임에도 매시간 20분, 3분의 1이 생략되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편집과 생략, 그로인한 강조야 말로 이야기의 본성이다.
마지막 배신과 클라이막스를 보면서 정말 위기와 클라이막스라는 것은 어떻게든 초기 설정에서 목적으로 삼은 곳까지 가야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태러범이 나왔다면 정말 대통령 옆에서 폭탄이 터져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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