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드라마

House of Cards

자카르타 2014. 4. 12. 21:25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1

정보
미국 Netflix | 금 시 분 | 2013-02-01 ~ 2013-02-01
출연
케빈 스페이시, 로빈 라이트, 케이트 마라, 코리 스톨, 마이클 켈리
소개
영국의 정치인이자 작가인 마이클 돕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90년 영국 BBC에서 제작, 방영된 동명 미니시리즈를 할리...
글쓴이 평점  



백지 속의 미로를 헤매다보면 서사에 대해 뭔가 확실한 지침을 부여잡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래서 반복되는 패턴에 대해 민감하고 섣불리 정식화하고 서사에 대한 규범으로 삼으려고 한다. 그 중의 대부분은 이런 작품을 만나면 산산히 깨지고 만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서사가 어떤 윤리를 담보하고 있으리라는 생각, 주인공은 선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어김없이 깨뜨린다. 주인공 프랜시스는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마키아벨리즘의 화신이다. 그의 악행을 지켜보면서, 또 그로인해 초래된 위기가 닥쳐올수록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같이 조마조마한 마음을 품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덱스터>의 경우와도 또 다르다. 덱스터가 비록 연쇄살인범이긴 하지만 그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고 있었고, 그가 악행을 저지르는 대상은 그 죄값을 치를 만한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프랜시스의 제물이 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르다. 그들이 그저 프랜시스의 정적이나 라이벌로 등장하기 때문이지 그들이 프랜시스의 모략에 빠져 구렁텅이에 빠질만한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왜? 나는 프랜시스의 성공을 간절하게 바라는 것일까? 그의 악행을 캐내는 기자들에게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걸까? 서사에서 감정이입이라는 것은 그저 분량과 카메라의 시점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일까? 물론 이 작품에서 프랜시스처럼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인물은 없다. 심지어 유독 프랜시스만 화면을 응시하면서 독백을 한다. 중요한 갈등의 순간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나와 눈을 맞추며) 공범자의 시선을 나눈다. 그 시선은 마치 '너도 내 처지를 이해하고 있지'라고 하는 것 같다. 극의 중반에 이르면 프랜시스의 가족사에 대해서 그의 청년기에 대해서, 아내와의 갈등에 대해서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나 그것 뿐일까? 지금껏 다른 드라마에서도 악역의 개인사와 그가 타락할 수 밖에 없는 전사들이 나열되었지만 이토록 악역의 승리를 바라게되는 경우가 또 있었을까? 


뚜렷한 해답은 없다. 프랜시스의 당위를 잃은 악행에 동조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나나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경하는 '권력'에 대한 속살을 보여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경험해본 적도 없고, 경험할 리도 없는 세계의 묘사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는 근거가 될지도 모르고. 아무튼 뚜렷한 동기, 그리고 윤리에 의한 동기의 지지를 서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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