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욥기

자카르타 2014. 7. 24. 16:38



욥기:무고한 자의 고난과 하느님의 말씀

저자
구스타보 쿠티에레즈 지음
출판사
나눔사 | 1999-04-1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2년전 입대하기 직전에 읽은 책을 왜 또 읽게 되었을까? 그보다 입대 전에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신기하다. 그 뒤에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 모든 일에 예방주사를 놓기 위해서 하나님이 읽게 하신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두 잊고 있었다. 그저 통설로 알고 있듯이 욥이 끝까지 의로운상태를 견지하고 있었던 것은아니라는 것. 그가 불평과 원망을 신에게 늘어놨음에도 하나님으로부터 옳았다는 말씀을 들었다는 정도 기억할 뿐이다. 아마 가장 중요한 동기는 '무고한 자의 고난'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월호 탓이었을까? 


욥기를 다시 읽고 이 책을 함께 읽었지만 여전히 욥기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마지막에 욥에게 역정을 내며 욥의 무지를 드러내는 이유는 뭔가? 앞의 당당함과는 달리 곧 자세를 낮추는 욥의 이유는 뭘까? 또 그럼에도 하나님은 욥에게 '정당했다'고 선언하시는 이유는 또 뭔가? 저자인 구스타보 구티에레즈는 하나님이 들추려했던 것은 욥의 무지가 아니라 인간의 계량에 구속되지 않는 하나님의 자유와 은혜이며 욥이 발견한 것은 자신이 관습으로 따르던 인과응보의 교리와 '자신의 무죄함'이라는 경험의 불일치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이때에 비로서 욥은 십자가 상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며 원망을 토해낸 예수가 그 뒤 '나의 영혼을 아버지께 맡깁니다'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던 변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설명에도 아직은 미심쩍다. 도대체 왜 현실에서 신의 정의는 보이질 않는 것인지, 그 정의를 말하는 것보다 무고한 자의 고난을 얘기할 언어를 찾느라 몸부림을쳐야 하는 것인지. 저자는 욥을 예수로 대체하면서 '나의 짐은 가볍다'라고 한 예수의 말씀을 상기 시킨다. 동시에 고난을 받지 않는 자들의 연대를 말하며 책을 끝맺는다. 왠지 원래 질문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다. 그게 신의 섭리인가? 두고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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