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자카르타 2014. 10. 9. 21:45




우리 전통 공예 장인 12명을 취재한 글이다. 서지영이란 작가인데, 본문 중에 좋은 글귀가 있어서 올렸더니 안리가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공예와 장인들을 만나면서 취재한 내용과 작가의 소회를 적은 글이다. 처음에는 작가의 사사로운 신변 잡기에 대한 얘기들이 끼어드는 게 상당히 불편하고, 또 묘사나 정서를 표현한 글들이 소녀 취향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달랐다. 


그동안 공예를 소개한 책들을 꽤 읽은 셈인데, 무미건조하게 공예만 설명하려고 했던 책인지라 이 책의 서술 방식이 낯설었던 탓이지 오히려 개인의 정서와 곁들여 설명을 하니 좀 더 쉽게 이해가 되는 지점들이 있는데다가 격식에 얽메이지 않고 편하게 쓴 글들이라 대중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잘 짚어낸 것 같다. 서사에 적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은유나 뒷얘기들, 공방의 일상들에 대한 것도 어느 책보다 훨씬 풍성하게 다루고 있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장점 중에 하나다. 


장인들에 대한 선입견도 많이 바뀌었다. 그저 전통만 부여잡는 옹고집을 연상했었는데 세대가 바뀌면서 장인들도 여러 고민들이 많아진 탓인지 다른 부문 예술과 교류하는 데 썩 인색하지 않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의도가 개입되었겠지만 장인들을 친근하게 묘사한 것도 일조했을 테고.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자료 삼아 본 책인데 꽤나 유익하고 재미 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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