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The Master

자카르타 2015. 1. 19. 00:46



마스터 (2013)

The Master 
7.6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호아킨 피닉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이미 아담스, 로라 던, 래미 말렉
정보
드라마 | 미국 | 138 분 |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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퀠은 도드가 취할 밀주를 가지고 있었고, 도드는 퀠이 반할 배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관계의 시작은 등가교환. 퀠은 마스트(돛) 위에서 잠을 자는 선원이었고, 도드는 그의 추앙자들로부터 ‘마스터’로 불린다. 그래서 퀠은 도드의 전위가 된다. 퀠과 도드는 모두 흐르는 자들이다. 그러나 둘의 항로는 너무나 다르다. 퀠은 돌아갈 곳을 남기지 않기 위해 떠났고, 도드는 돌아갈 곳을 찾기 위해 떠돌고 있다. 결국 도드가 세상과 불화하던 자신의 신념을 순치하면서까지 (커다란 학교를 지으며) 안정을 찾아가는 반면, 퀠은 여전히 흐르는 자로 남는다. 영화는 전쟁이 끝나고 적이 소멸되면서 생긴 ‘세계의 공백’ 속에 방황하는 두 인물을 보여준다. 퀠은 그것을 집의 부재로 순순히 받아들이지만, 도드는 그 공백에 자신의 세계를 지으려고 한다. 도드는 그 집, 마스터가 없는 세계 자체를 상상할 수가 없다. 마지막 퀠이 그토록 노래를 하던 ‘떡’을 치면서 도드의 체계를 농담따먹기로 소진하는 것이, 그래서 그렇게 한가해 보일 수가 없다. 


…라고 쓰니 이 영화 참 재미없게 느껴진다. 실은 그 반대인데. 이렇다할 플롯은 없지만 퀠과 도드의 감정이 얽히는 것을 보노라면 감정의 피부가 다 쓸려나가는 것 같다. 그중 압권은 처음으로 도드와 퀠이 상담(?)을 하는 장면. ‘눈을 깜빡이면 다시 시작하는 거야.’ 눈을 부릅뜨고 과거를 회상하던 퀠은 눈물을 흘린다. 눈이 매워서 흘리는 건지 슬퍼서 흘리는 건지 구별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뭐가 다를까? 과거란 자욱한 연기 속에 감춰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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