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두들 레벌루션

자카르타 2017. 1. 30. 12:11




정보 디자인 혹은 비주얼 씽킹을 낙서 doodle’로 다루면서 문턱을 없앤다.

1장부터 2장까지는 (분량으론 5분의 1, 장 구분으로는 3분의 1) 낙서가 어떻게 정보 인지 과정에 유용한지 설명한다.

 

작가도 말했듯이 본론은 3장부터다. ‘정보 낙서개인 정보낙서’ ‘퍼포먼스’ ‘집단 정보낙서로 구분해 설명한다. 문자로 치면 음소에 해당하는, 간단한 선과 도형을 시각 알파벳으로 제시한다. 그림치들에게 그림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려는 것 같은데, 글쎄... 이보다는 그저 정보 낙서’ ‘비주얼 씽킹에서는 그림을 썩 잘 그릴 필요가 없다는 정도로 정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 뒤에 이어지는 책의 구성을 보면 이 시각 알파벳이 그닥 유용하게 보이지 않는다.

 

4장에선 정보낙서의 여러 요소들을 소개한다. 타이포그라피, 폰트, 그림, 텍스트, 연결, 프레임, 불릿, 그림자, 명암, 색깔 등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폰트와 타이포그라피로 주제에 대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원론에 그치고, 불릿이나 그림자, 명암은 군더더기다. 내 생각에 정보낙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연결과 분리일텐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다른 영역과 균형을 맞추느라 그런건지 짧게 다루고 넘어간다. 작가의 통찰이 돋보이는 부분은 구조화된 정보 낙서를 시스템과정도그리고 비교표로 구분한 것이다.

 

내 식대로 이해를 하자면 현재의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시스템이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과정이다. 이 둘은 사건 혹은 객체의 연결을 통해 표현되는데 분리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비교. 이 세가지를 유형화 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소득이라고 할 만하다. 다른 책에서는 다이어그램을 육하원칙에 따라 분류하거나 다른 조잡한 기준을 제시하는데 이 두가지-시스템과 과정 그리고 비교의 융합에 따라 약간씩 틀을 바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5장부터는 집단 낙서로 각종 회의에서 쓸 수 있는 낙서 방법들을 소개한다라고는 했는데,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정보 디자인, 비주얼 씽킹이라기 보다는 퍼실리테이팅 툴에 대한 소개다. 이 책이 정보낙서를 개인, 퍼포먼스, 집단 정보 낙서로 구분하기에 이런 구성으로 결말을 맺는 것 같다. 기획회의, 문제 해결 회의, 의사 결정 회의, 피드포워드 회의, 피드백 회의, 조합 회의 등으로 구분해 설명하는데 몇 가지는 실제 일터에서 실행해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애초에 비주얼 씽킹 툴을 기대한 나로서는 지루하고 실망스러웠다.

 

이 책의 구성을 가른 두 가지 카테고리는 다이어그램에 대한 분류시스템, 과정, 비교-와 정보 낙서의 분류개인, 퍼포먼스, 집단-인데, 차라리 앞의 분류에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이래가지고는 개인 정보 낙서도 충분히 익히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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