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작가 지망생의 예단이지만, 나는 문학을 인문학에 연결지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을 꼽자면 단연 '은유'라 생각한다. 거칠게 정의해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구조의 유사성'을 다루는 은유는 '구조'로 인해 경험의 폭을 넓히고, 관점을 바꾸고, 결국 통찰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우리 국어 교육에서 얼마나 은유를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때만 해도 '~처럼'을 쓰면 직유고, 'A는 B다'라고 하면 은유라고 가르쳤다. 그럼 '내 마음은 호수다'라고 하면 은유고, '내 마음은 호수같아'라고 하면 직유인가? 요즘 국어 시간은 좀 달라졌기를.
이 책은 우연히 만나게 됐다. 요즘 '비주얼 씽킹' 강의를 하면서 은유로 강의의 방점을 찍는데, 내 스스로도 은유에 대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은유 관련한 책들을 찾아보는 중이다.
예스24의 미리보기 몇 장을 보면서 '아, 이거다' 싶었다. 정확하게 구조의 유사성에 근거하는 은유의 기제부터 효용까지 서문에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야기 마법사'가 제자에게 가르침을 주는 방식으로 서술된 서문은 영화나 소설처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얘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스승이 전해주는 이야기꾼의 덕목도 그렇고.
뒷부분은 여러 방면으로 인용할 수 있는 원형의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대목에선 책의 목적이 분명해진다. 교육이나 컨설팅하는 이들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익숙한 이야기도 꽤 있고 생소한 이야기 중에서 상당수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원래 사금을 캐는 일이란 게 돌무더기를 파헤치는 일인지라 몇 개 좋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책 값을 할 듯 싶다.
이야기 마법사의 자세 다섯 가지를 정리해 본다.
1. 이야기 마법사는 체계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물들 사이에서도 연관성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해요.
2. 이야기 마법사는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이 한정적이며,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이 훨씬 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3. 이야기 마법사는 자기가 가진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 비로소 그 지식은 영원한 생명력을 얻습니다.
4. 이야기 마법사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단어는 '존중'입니다.
5. 이야기 마법사는 자신의 감각을 믿고 청중의 반응을 해석해,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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