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다시 읽는 성경

레위기 24장

자카르타 2017. 4. 27. 11:25


오늘 읽은 성경과는 별로 상관이 없...지는 않은 얘기.
엊그제 문재인의 동성애 관련 발언에 이어 몇몇 기독교인들이 가세하는 모양이다. 그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들이 바로 이 레위기다. 신약 바울서신에도 얼마 있지만) 

우선 자신의 종교적 가치관을, 타인을 억압하는 데 쓰는 것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짓이다. 그러나 그들 나름으로는 이걸 선지자적 사명으로 여기고 있을 게다. 그러니 여기에 대한 비난이 거셀수록 그들 자신은 순교자의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십중팔구는 맞을 거다. 

그러니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다시 성경에 대한 이해다. 정말 성경의 일점일획이라도 어김없이 지키는 사회가 되어야겠느냐고. 이 장 후반을 보면 하나님을 비방한 한 남자에 대한 처형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머니는 이스라엘 사람이고 아버지가 애굽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의 처지를 상상해본다. 엄청난 재앙을 이집트에 안기고 나온 터라 그의 가족은 이집트에 머물 수도 무작정 이스라엘을 따라나갈수도 없었을 거 같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 무리에 섞였던 것을 보면 그의 계급이 좀 더 노예 계급에 가까웠을 수도 있다. 좀 더 마음이 끌리는 쪽을 택했을 텐데 어찌된 일인지 이 장에 이르면 그는 이스라엘의 신을 저주하고 그 죄값으로 처형당한다. 

혈통으로 소수자인 그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감히 이스라엘 신을 저주했을 리는 없다. 아마 시작은 이웃 간의 다툼이었을 게다. 어쩌면 싸움 끝에 태생에 대한 언급이 나왔을 거고. 거기에 욱한 청년은 '이스라엘 놈들과 그 신'을 감히 입에 올렸을 수 있다. 

그는 경솔했다. 그리고 그 경솔의 대가로 돌에 맞아 죽어야했다. 이게 레위기에서 다루고 있는 신정 사회의 단면이다. 이 내용을 문자 그대로 지키면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금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이고. 이 사회에에 누가 더 위험한 사람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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