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3, 24장.
발락이 무당 발람을 불러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려다 오히려 저주를 당하는 장면이다. 믿음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무당인 발람은 물론이고 신이 저주의 효능을 믿었던 발락도 분명히 믿음이 있는 사람이다. 그랬기에 세 번에 걸쳐 다른 예언이 나오지 않을까 하여 이스라엘 백성의 텐트촌 주변을 돌면서 세 번이나 제사를 드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믿는 신의 의지가 분명함을 알면서도 거듭 신의 의지를 꺾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무당인 발람이 믿는 신은 견고하다. 흔들림이 없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신의 의지는 꺾을 수가 없다.
하지만 성경을 보면 오히려 발락의 신앙이 신의 의지를 꺾고 마는 장면을 종종 본다. 당장 요 앞의 모세만 해도 이스라엘 백성을 몰살하려던 신의 의지를 '반 협박, 공갈'로 꺾기도 했고, 아브라함도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려던 신과 흥정한다. 형 에서를 만나기 직전 야곱도 신과 씨름한 끝에 축복을 받아낸다. 발락이 거기까지 가지 못한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