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쳐가 <카드 오브 하우스>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만든 시리즈다. 사이코 패스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던 무렵, 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프로파일 체계를 세운 FBI 수사관들의 이야기다.
'송로 버섯을 따기 위해선 돼지와 진흙탕을 뒹굴 각오를 해야지' '아니, 우리는 FBI야'
악을 대면하면서 악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범죄가 아닌 범죄자의 유형을 만든다는 것은 곧 마녀사냥이 아닐까? 어설픈 논리로 세상을 재단하려는 홀든은 어느새 스스로 괴물이 되어 버린다. 대상을 자신의 잣대에 맞추려는 모습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프로크루스테스와 같다. 그 괴물이 완성되는 시점은 살인자와 음담패설을 하는 장면도 아니고, 살인자의 품에서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장면도 아니다. 그의 연인의 행동을 분석하고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에서 이미 홀든의 영혼은 질식해 버렸을 게다.
어지간한 미드들을 끝까지 정주행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포맷'이 지겹기 때문인데, 이 작품은 그런 포맷이 없다. 역시 데이빗 핀처. 엄청난 대사들에, 그리고 매회 사건이 터지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어떤 이들에겐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파격이 오히려 신선하다. 연쇄살인범을 다루면서도 살해 장면을 묘사하지 않은 것도 감사한 일이다. 시청자들의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는 대신 영화는 살인자의 심리와 대면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