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자카르타 2018. 8. 26. 21:08




책은 네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선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며 우리가 얼마나 불평등한 세상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이것이 최근에 초래된, 유래없는 상황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과거의 통계도 제시한다. 아주 짧은 2장에서는 우리가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감내하는 이유로 ’부정의의 교의’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부정의’라는 것은 영어로 ‘unjustice’이며, ‘교의’라는 뜻은 암묵적으로 지지된다는 뜻이다. 3장에서는 대표적인 ‘부정의의 교의’ 네 가지를 소개한다. 첫번째는 ‘경제성장은 ...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두번째는 ‘영구적으로 늘어나는 소비...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세번째는 ‘인간들 간의 불평등은 자연적인 것이다.’ 네번째는 ‘경쟁...은 사회 질서의 재생산과 사회 정의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이런 사회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삼을 것을 촉구하면서 끝낸다.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잃다가 식상해서 이 책으로 왔다. 여전히 식상하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충격이 있었을까? 불평등에 대한 통계는 이제 너무 익숙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통계들은 동어반복이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다. 사실 ‘불평등’의 양적 편차에만 집중하고 있지, 상위 1%가 그리 많은 부를 가져가는 것이 왜 ‘부정의’인지는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래 이렇게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에서 살고 있어, 라는 진단 뒤에 나오는 대안이 너무 허망하다. 아, 불평등과 그 대안에 대해서 정말 이 얘기 밖에는 할 말이 없나,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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