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제목은 <타임루프 : 벗어날 수 없는>
감독인 저스트 벤슨과 아론 무어헤드가 공동 연출, 주연을 맡았다. 왓챠 댓글을 보니 이 두 사람이 나름 유명한 듯. 언젠가 케이블에서 보다가 돌린 영화 <스프링>도 이들의 각본, 감독이었다고 한다.
설정이 정교하지 않다는 건 엉성하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이 영화는 정교한 설정을 설명하면서 고유한 세계를 만드는 대신 모호한 경계 안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한다. 꿈 한편을 본 느낌.
똑같이 무한한 시간 속에 갇혔는데 누군가는 권태를 느끼고, 누군가는 빠져나갈 길을 찾기 위해 미친듯한 집착을 보인다. 그 모두가 납득이 된다. 다만 죽음 이후 매번 리셋 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무한 타임 루프에 갇혔다는 것은 어떻게 자각하게 되는 건지, 문득 그런 각성에 이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보이지 않아 궁금하다.
안온하지만 변화없는 삶 혹은 변화가 없어서 안온한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 주인공에게 제시된 선택지는 불행과 행복을 오가는 변화무쌍한 삶이 아니라. 오직 가난만이 다채롭게 반복되는 삶이다.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삶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불행을 고를 자유가 후자에만 있다는 점이다.
형제는 후자를 선택하는데 둘의 이유는 약간 다르다. 초지일관 타임루프에 갇힌 캠프를 부정하는 형보다는 처음에는 캠프에 매력을 느꼈다가 마음을 바꾸는 동생의 이유가 더 흥미롭다.
어찌보면 지루해 선뜻 권하기는 뭣하지만, 살아가는 동안은 어쩌면 인생은 타임루프 속의 반복일지 모른다는 시선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