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가들의 글쓰기 책을 읽을 때, 쿵후허슬의 주성치처럼 막힌 혈을 뚫어서 숨겨진 글쓰기 신공이 발휘될까 하는 은근한 기대를 가졌다면 곧 실망하게 된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도 이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들어간다. '...재미있는 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글쓰기 책들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스티븐 킹이 얘기했던 것처럼 '벽에 기다란 쇠꼬챙이를 꽂아놓고 퇴짜맞은 원고들을 쌓아나가라'는 메시지의 반복이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수 백 페이지를 채운 글쓰기의 고단함에 나는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일 듯 싶다. 그에 비하면 나머지는 소소하다. 소설을 굳이 정통과 미스터리를 나눠 차별하는 미국 문단에 대한 그의 푸념도 재밌고, 작가 주변 일상의 소재에서 시작하라는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