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012)
The Girl Who Played with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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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의 <밀레니엄>은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가 인상깊었다. 그보다 먼저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 시리즈로 3편까지 나온 것을 최근에야 알고 뒤늦게 2편을 봤다. 급히 찾아보게된 것은 주인공이 누명을 쓰게되는 이야기여서였는데 기대에 비해 주인공이 누명을 벗어나가는 과정은 그다지 긴장감이나 호기심을 자아내지는 못했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여전히 야차같은 리스베트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영화 전체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서사가 추구하는 주요한 갈등이 대부분 리스베트의 과거에 기인하고 있는데, 아무리 엽기라지만 과거 후일담이 주는 충격은 현재형의 서사에서는 그다지 힘을 내지 못한다. 게다가 이미 1편에서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는 진술이 이뤄진 상태에서 과거의 사연은 군더더기라는 느낌이다. 차라리 2부쯤은 1부에서 간단히 다뤄지거나 없어도 그만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리스베트의 주변인물들이 이렇게 저렇게 겹쳐지는 인연들을 품고 있었음이 드러나는 대목들에서는 딱히 개연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