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드라마

뉴스룸

자카르타 2014. 2. 2. 21:30



뉴스룸 시즌 1

정보
미국 HBO | 토 22시 00분 | 2012-06-24 ~ 2012-08-26
출연
제프 다니엘스, 에밀리 모티머, 샘 워터스톤, 존 갤러거 주니어, 앨리슨 필
소개
앵커 윌 맥어보이와 뉴스룸 스태프들을 중심으로 가상의 방송국 ACN(Atlantis Cable News)에서 일어나는 비하인드...
글쓴이 평점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시되는 어떤 이상을 '판타지'라고 규정하기는 쉽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규정해버리는 정의야 말로 무의미하다. 

<뉴스룸>에서 보이는 상황들, 진짜 뉴스를 만들기 위한 언론인들의 이전투구가 현실에서도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사건들을 소스로 활용한 만큼 정말로 이런 자세로 이들 사건을 보도한 언론이 실제로 있었는지, 미국 언론 지형에서 이런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언론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허구'라고 규정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작품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미국 사회의 위계 질서, 토론 방식들이다. 앵커의 옷을 배달하는 세탁원은 앵커에게 '바지도 제대로 입지 못하는 바보'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큰 실수를 저지른 직원은 '잘라도 좋다. 마침 다른 프로그램에서 오라고 한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본부장(인지 사장인지)은 그룹 회장의 아들에게 'fuck you'를 연발한다. 앵커의 가쉽 기사가 타블로이드판에 나간 뒤에, 직원들이 앵커의 얼굴에 물을 뿌리는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면서는 정말 궁금했다. 저 장면이 미국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읽힐지. 단순히 '평등'하다라고만 할 수 없는,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에는 마치 섹스라도 하듯이 얽혀 뒹구는 모습은, <뉴스룸>을 보는 내내 가장 부럽고 감명이 깊었던 장면들이다. 


매회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면서도 전회를 관통하는 주제 - 참 뉴스를 만들려는 제작진들과 정치 역학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경영진과의 대립이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시간을 뛰어넘거나 혹은 한 회를 회상의 방식으로 처리를 하는 파격의 구성도 활용한다. 3회에서 과감하게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난 뒤를 요약하면서 감춰졌던 갈등을 전면에 드러내게 하는 것도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다. 4회인가? 5회인가? 주인공 앵커가 연달아 여자들과 구설수에 오르면서 앵커 개인의 심리면에서 접근을 하다가 마지막에 정략에 의한 음모임을 드러내는 것도 선이 굵은 작가의 작법 스타일이다. 


공화당 티파티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어떻게 방송 드라마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지만 그런 심각한 주제를 이렇게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대단하다. <뉴스룸>을 보는 내내,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와 비슷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우리 환경에서는 요원한 이야기다. 혹, 사회적 경제 부분이나 서비스 디자인 부분을 소재로 매회 미션을 해결하면서 사회의 구조에 대한 비판을 곁들인다면 가능할까? 


애런 소킨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 작품 하나로 완전 팬이됐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최근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두 여배우를 다시 본 것도 상당히 반가운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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