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자카르타 2015. 3. 9. 18:58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저자
시마다 소지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11-02-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본격과 사회파 미스터리가 완벽하게 융합된 불멸의 걸작! 1989...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한 10년 전인가? 금요일 저녁시간에 MBC에서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아주 열혈 팬이었는데 그때 쓴 습작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거기서 출연한 노인이 칼을 빼들어 재회한 사람을 죽인다는 얘기였다. 

뭐, 설정만 그렇게 해놓고 제대로 수습을 못한 이야기인데, 최근에 그 시나리오를 우연히 보고서 어찌 고쳐볼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이 책에 대한 얘길 듣게 되었다. 

어느 70대 부랑자 노인이 어느 가게의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의 단초는 아주 사소하다. (일본 소비세가 처음 시작된 무렵이 배경이라) 여주인이 소비세를 내라며 추궁하자 다짜고짜 칼을 뽑아들었다. 

사건은 그저 소비세를 이해못하는 비렁뱅이의 우발적 살인으로 정리되는가 싶은데, 주인공 형사는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고 결국 30년 전 있었던 기괴한 사건들까지 해결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 '기괴한 사건'들에 하얀 거인이 나오고, 열차라는 밀실의 살인사건, 열차의 폭발 등이 담기면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과연 작가가 이 사건들을 어떻게 수습을 할지' 그게 궁금해 끝까지 보게되는 책이다. 

후반으로 넘어가면 일본인 저자의 역사에 대한 반성도 만나게 되면서, 일본 사회파 작가들에 대해 또 한번 경의를 느끼게 한다. 우리로 치면 베트남에서 저지른 학살을 다룬 셈인데, 우리도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다뤄야 할 때가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다. 혹시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지. 

현대 서사에서 금기시 되는 우연이란 요소를, 어떻게 가치나 윤리의 문제에서 비롯된 감정과 버무려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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