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모세와 야훼의 밀당"
여호와는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고 하고 모세는 하지 못하겠다고 뻗댄다. 이후에도 비슷한 양상은 반복된다. 모세를 설득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적을 시전하는 신의 모습을 보면 갑을이 바뀐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모세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여호와의 계획이 상당부분 노출된다. 어떤 기적을 보여줄 것인지 드러나는데, 실제로 물을 피로 만들겠다는 것만 정확히 일치한다. 뒤에 장자를 죽이겠다는 것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전반적으로 여기저기 모순된 기록들이 보인다. 모세가 말이 어눌하다고 한 것은 어떤 의미일까? 모세가 히브리 민족과는 다른 혈통이라는 의미일까? 이스라엘 말에만 어눌한 것이 아니라 6장에서는 바로 앞에 나아갈 때도 말이 어눌하다는 핑계를 댄다. 2개국어에 능통하지만 표현 그대로 '말이 어눌한 것'일까?
4장 후반에 여호와가 모세를 죽이려하는 장면이 나온다. 종종 설교에서는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아서라고 하는데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후에도 계속 모세는 신의 뜻에 어깃장을 놓거나 뻗대는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할례를 받는 것이 해결책이었다는 것을 보면 모세가 히브리 백성이 되는 통과의례를 거쳤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거치지 않았기에 호된 곤욕을 치러야 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뒤늦게 할례를 받으면서 염증이 심해져 (혹은 패혈증까지 도져) 죽을 뻔한 일을 얘기한 것이 아닐까?
십보라가 모세를 구했다는 것도 흥미롭다. 미디안의 백성이지만 히브리의 신앙 체계를 알고 있었다는 면에서 지혜로웠다. 모세를 구한 것은 단지 할례를 행해준 것만이 아니라 히브리의 제도를 파악하고 모세에게 조언을 해줬다는 의미가 아닐지. 성경에서 상당히 간과되는 인물이지만 모세 사역의 중요한 동반자였을 거라고 생각된다.
5장.
"모세가 바로 앞으로 나아가다."
바로에게 나아가는 장면이다. 앞서 지팡이로 보여준 마술은 시전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보면 여기서 모세가 지팡이로 뱀을 만드는 마술을 시전하자, 왕궁의 다른 마술사들도 이를 따라하는 일종의 배틀 장면이 나오는데 성경에는 기록된 바 없다. 모세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역이 더욱 심해졌다. 상황의 변화 > 이스라엘 백성의 원망 패턴은 이후에도 줄곧 이어진다. 모세가 말이 어눌하다고 했던 가장 근원엔 이런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신의 뜻대로 맡긴다면 모든 것이 순조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모세의 경우를 본다면 전혀 아닐 게다. 모세는 얼마나 속을 끓이며 이 모든 사역을 해야만 했을까? 뒤에 나오는 모세의 좋지 못한 습관 - 그가 백성의 모든 일들을 판가름하는 결벽증도 이때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6장.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에 뻗대다."
모세가 다시 여호와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모세와 하나님의 갈등은 이 부분이 가장 첨예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당시 족보가 다시 설명된다. 재밌는 것은 르우벤, 시므온의 족보는 앞에서 언급된 정도로 간단하게 제시되더니 레위의 족보만 아론과 그 자손 대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그 이후는 설명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설명할까? 굳이 아론과 모세의 관계를 증명하자면 레위 지파의 족보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재밌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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