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일까? 요즘은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일인데, 마음이 심란할 때면 이면지를 정리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면지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게 사는 건가? 남들이 흔히 하는 게 이면지 정리 아니냐 하겠지만, 모르는 말씀이다. 생각 외로 이면지 정리를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이면지를 구출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면지들은 대부분 복사기 옆에 A4지 박스에 쳐박혀 있기 십상인데, 이들을 집어들어 간추리는 순간부터가 갈등의 시작이다. 이면지라는 것이 나름 용도폐기된 존재들이고 보니, 오랫동안 그들의 존중받아야 할 '자원'으로서의 가치는 철저히 무시당하기 마련이었다. 찢어진 종이, 뜯겨진 종이, 씹힌 종이(이 세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면 당신은 아직 이면지를 정리할 준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