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인터넷 기사에 시로 댓글을 단 제페토의 시를 모았다. 시와 시인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세상에 발붙인 시인은 어떤 시를 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편들. 현실에 공명하고 위로하는 시가 얼마나 울림이 있는지 절감한다. 시를 쓰는 시각 장애인에 대한 기사에 시인은 묻는다. '만져지는 .. 리뷰/책 2018.10.07
서치 보는 내내 감탄. 난 왜, 하며 한탄. 그래 넌 세상을 그렇게 보고 있었구나. 아니 난 눈 뜨고도 못 보고 있었구나. 어느새 우리 삶이 판판한 모니터, 15인치 2D에 완벽하게 매핑되었다는 걸. 마사초가 밋밋한 벽에 원근법으로 깊이를 만들었을 때 충격이 이랬을까? 뤼미에르가 벽 속에 기차를 .. 리뷰/영화 2018.10.03
의자 놀이 늦었다. 늦어도 많이 늦었다. 30명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 모르쇠였다가, 해직 노동자들의 복귀가 결정되고서야. 읽는 내내 그간의 무관심이 낯뜨거웠다. 궁금했다. 그토록 잔인했던 사회를, 이제 겨우 복귀되었다고 해서, 그들은 용서할 수 있을까? 식구를 자처했던 이들로부터 거대한 새.. 리뷰/책 2018.10.03
게임의 이름은 유괴 ‘반전’에 대한 내 나름의 가설이 있다. 내 보기에 반전이란 어떤 질문에 이미 내보인 선택지 A, B 대신 C라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자나 관객이 몰두해 있는 질문을 하찮게 만드는 근원의 문제를 꺼내드는 순간 내뱉게 되는 ‘아하!.. 리뷰/책 2018.09.22
이것이 이공계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제작에 참여했다며 선물해준 책이다. 가을에 과학쪽 책을 볼까하던 차에 반갑게 읽었다. 이공계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쓴 글이라는데, 지금 이공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겠다. 리더는 나를 따르라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따르게 하는 사람.. 리뷰/책 2018.09.02
11문자 살인사건 이것도 밀리의 서재에서. 지난번에 읽은 <호숫가 살인사건>과 비슷하다. 고립된 공간 우발적으로 살인이 벌어지고, 살인자의 주변인들은 함께 살인은 감춰준다. 피해자는 어느정도 도덕적인 결함까지 있어 독자로서는 선뜻 어떤 편을 들기가 어렵기도 하다. 이런 연작을 통해서 히가.. 리뷰/책 2018.09.02
유전 간만에 꽤 새로운 공포를 봤다. 이 영화가 공포를 자아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찬찬히 생각해 봐야겠다. 오늘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는 내가 싫어하는 <곡성>과 이 영화를 비교하던데, 거기엔 동의가 안 된다. 내가 <곡성>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낯선 존재와의 접촉, 가족의 일.. 리뷰/영화 2018.09.02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책은 네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선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며 우리가 얼마나 불평등한 세상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이것이 최근에 초래된, 유래없는 상황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과거의 통계도 제시한다. 아주 짧은 2장에서는 우리가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감내하는 이유로 ’부.. 리뷰/책 2018.08.26
걸 온 더 트레인 서서히 기차가 멈춰선다. 창 밖으로 맨해튼 교외 한적한 마을 목조 이층집 잔디가 푸른 넓은 마당의 모닥불과 마주한 행복한 부부가 보인다. 기차가 속도를 더하자 풍경은 흘러, 노란 조명이 따뜻한 중산층의 거실이 되었다가, 멈추지 않는 기차가 허용하는 것은 고작 타인의 삶, 결국 타.. 리뷰/영화 2018.08.26
인랑 <조용한 가족>의 코미디는 억지라고 생각했다가 <반칙왕>을 보고 전작에 대한 평가까지 달라졌다. <조용한 가족>은 감독의 못 다 핀 꽃 한송이었구나. 다른 사람들은 그걸 알아본 거라고 생각했다. <달콤한 인생>은 딴 건 몰라도 스타일로는 죽여줬다. 스타일 자랑하는 이.. 리뷰/영화 2018.08.16